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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LOG

아시아의 하와이? 오키나와 여행기 - 슈리성(首里城)

드디어 오키나와 첫 여정을 시작합니다. ('16.9.19~9.23)

 

모처럼의 휴가인지라 아침부터 공항으로 내달리기 싫어 느긋한 항공편을 예매했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난 다음주인지라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많지 않은 공항이지만,

 

공항에 울려퍼지는 안내방송만 들어도 무언가 설레고 기분이 좋아지는 건 여전했습니다.

 

 

공항에 여유있게 도착해 써니뱅크 환전, 자동출입국등록을 마치고 면세점까지 쓰윽 돌아보니

 

어느덧 출발할 때가 되었습니다. 제주항공 7C1802 (13:30~15:45)

 

 

언제나 설레게 만드는 공항. 그곳이 일터인 분이라면 조금 다르겠지만요

 

 

 

 

오키나와 나하 공항에 도착하면 1층 밖으로 나가기 전,

 

렌터카 직원들이 마중나와 예약자들을 확인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OTS렌터카 명단을 확인하고 잠시 셔틀버스를 기다렸지요.

 

셔틀버스를 타고 20분여를 이동해 OTS 렌터카 사무소에 도착하면, 한국인 직원이 여행객을 모아놓고 짧은 브리핑을 해줍니다.

 

가장 빈번한 교통사고 유형 등을 안내해주는데, 인생 실전이라고 역시 적응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

 

순번에 따라 예약을 확인하고 차량을 인수받는데 이때 포켓 WiFi를 함께 대여하여 여행내내 편리했습니다.

 

 

 

 

5일간 든든한 발이 되어준 아쿠아

 

 

추석 연휴가 한바탕 지나고 난 다음이라 그런지, 차량 업그레이드를 제시하더군요. 하지만 남자 둘 여행에 대형 SUV는 필요치 않아, 평소 궁금했던 도요타 아쿠아로 정했습니다.

 

첫날은 이동 시간, 렌트 등의 일정을 고려해 한 군데만 들러야겠다 생각했는데

 

공항 이후 조금씩 밀리는 일정 때문에, 느슨히 짜놓은 계획이 다행스러웠습니다.

 

여행 째 Attraction이자 유일한 방문지였던 슈리성으로 이동합니다.

 

슈리성 공원 주차장 맵코드 33161497*55

 

슈리성 공원 내에 주차장이 있다고 하는데,

 

친구와 저는 도통 찾질 못하고 슈리성 인근 마을을 구석구석 헤메다, (덕분에 마을구경은 실컷..ㅎ)

 

슈리성 입구 근처 유료 주차장에 차를 댔습니다.

 

주차해놓으면 바닥에서 턱이 올라와 요금을 정산해야 출차할 수 있게 해놓은 방식입니다.

 

2시간에 5,6천원 선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래된 건축양식, 나무 한그루에서도 사소한 다름이 느껴집니다

 

 

이 때가 이미 6시 40분쯤이었습니다. 가을이라 아직 깜깜하진 않았지만 금새 밤하늘이 어두워졌습니다.

 

 

 

이미 한쪽에선 해가 뉘엿뉘엿..

 

 

주차장 언덕에서 바라보는 풍경에 한참을 '와..'하고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여행내내 느꼈지만, 오키나와는 하늘이 참 예쁜 곳입니다.

 

 

 

 

슈리성, 나키진 성터 모두 성벽이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오키나와는 1429년 섬을 통일한 옛 류큐왕국의 문화와 역사가 남아 있는 섬입니다. 

 

나하 동부의 이곳 슈리를 도읍으로 삼고 해상 무역으로 발전한 나라였으며 중국, 일본 등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었습니다. 약소국으로서 중국에 조공을 바쳤으며 1879년 일본의 침략을 받아 450년의 왕조를 뒤로 하고 오키나와현으로 편입되었습니다.

 

오키나와를 여행다니며 만난 사람들, 음식, 양식 등은 일본 본섬과 다소간 다른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리적으로 본섬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만큼, 오래 독자적인 문화를 지니고 류큐왕국을 유지해온 오키나와 출신 사람들의 자부심은 남다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전히 오키나와의 분리를 원하는 사람들도 일부 존재하지만, 이미 일본이라는 국가 시스템 안에 속한 시간이 상당하며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오키나와 미군 기지가 배치되어 있는 전략적 요충지를 일본이 잃을리도 만무합니다.

 

 

 

본 성에 들어가기 전, 기념품, 간단한 다과를 판매하던 기념관

 

 

한편, 중국 본토에서는 본디 타이완을 류큐로 불러오다가 명나라 때부터 오키나와를 류큐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타이완을 소류큐, 오키나와를 대류큐로 칭하기도 했는데, 이것은 오키나와가 타이완보다 해상교역과 인지도에서 우월한 위치를 갖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슈리 성 내부에 전시된 여러 유적, 특히 그림들을 보면 일본, 중국 문화가 섞여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이 또한 류큐왕국이 가졌던 오래된 문화적 융합 때문입니다. 

 

 

붉은 색채로 강렬하게 기억에 남은 슈리성 입구

 

 

 

여행 블로그를 조금만 찾아봐도 쉽게 볼 수 있는 붉은 슈리성 정문, 슈레이문입니다.

 

옛 중국 건축 기법의 영향을 받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주로 낮에 많이 방문해 슈리성의 강렬한 붉은 색을 감탄하고 돌아갑니다.

 

하지만 저녁에도 그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가을 밤 고적한 분위기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한낮에는 보기 힘들 겁니다.

 

 

 

 

슈리성 본관

 

 

이 슈리성 정전은 중국, 일본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유적이라고 합니다.

 

정전의 오른편 별관? 건물로 들어가 내부 투어를 시작하게 됩니다.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옛 왕이 기거했던 곳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소박한 양식도 드러나 있습니다.

 

다다미 마루에 앉아 밖으로 크게 뚫려있는 창에 바람을 쐬면 참 좋았겠구나 싶습니다.

 

 

 

 

 

 

그 옛날 왕께서

 

 

정전으로 이동하고 3층부터 내려오다보면 집무, 회의 공간이 나오는데

 

이곳은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전통 의상을 차려입은 지긋한 나이의 안내원분들이 친절히 맞이해줍니다.

 

 

 

 

슈리성 창밖으로 내다본 외곽. 더없이 한적한 분위기

 

 

조그맣게 나 있는 창밖으로 본 슈리성 인근 마을입니다.

 

수도 성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함보다는 소박함, 한적함이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여행지에서의 역사 유적보다는 자연, 풍경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슈리성에서는 그곳 사람들의 문화, 시간을 짙게 느낄 수 있어서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마치, 멕시코 테오티우아칸을 방문했을 때

 

인간 심장과 피를 제물로 올리던 '달의 피라미드',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이 오간 '죽은 자의 길'에서

 

거짓말처럼 사라진 1천년의 흥망성쇠를 짚어보듯.

 

 

지나간 사람들의 기억이 물씬 묻어나는 곳은

 

수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사람들의 발을 붙잡아 놓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니어쳐, 사진 등으로 옛 류큐왕국을 설명해놓은 역사관

 

 

 

슈리성 정전에서 나와 성곽을 걸을 때 느낀 여유로움과 한적함이 좋았습니다.

 

맞아, 이게 가을이지 싶은 시간이었습니다.

 

 

 

 

 

 

 

* '16년 9월 19일 가을밤